Aphex Twin – T69 Collapse
언제부터인가 디자인을 규제하는 가치들을 지시하는 말들이 스멀스멀 늘어나기 시작했다. 당장 생각나는 말들을 몇 개 꼽자면 이런 것들 아닐까. “참여적”, “경험적”, “상호작용적(interactive)”, “개방적”, “협력적” “사용자 중심적” 등. 이는 디자인의 새로운 접근방식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디자인이 사회적인 것(the social)을 상상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는 최근 나타난 디자인 실천의 변화를 아우르는 말로 디자인의 ‘사회적 전환(social turn)’이란 개념을 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각예술에서 나타난 사회적 전환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게다가 숱한 시각예술 분야 작가들이 택한 접근은 디자인에서의 사회적 접근과 딱히 분간하기 어려운 모습을 띠기도 한다. 이를테면 유명세가 대단한 영국의 터너상(Turner prize)을 2015년에 수상한 시각예술 콜렉티브인 어셈블(Assemble)은 오랜 동안 지역을 먹여 살렸던 제조업이 사라진 후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를테면 리버풀의 산업용 도자 노동자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고 노동자의 공동체를 되살려내면서 동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함은 물론 그 결과를 전시의 형태로 소개한 등의 활동이 그에 해당될 것이다. 건축적이면서 디자인적이기도 한 이들의 작업은, 그럼에도 엄연히 시각예술 분야의 최근의 추이를 대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