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uroh Shimoda – Everybody Anyone (1974)
자기-패러디로서의 퍼포먼스
1. 율리안 헤첼의 <베네팩토리>는 동시대 예술의 동시대성을 구성하는 미학적 원리를 추궁하고 풍자하는 코미디 퍼포먼스이다. 비록 관객들은 떠들썩하게 웃지 않았지만 말이다.
2. 헤첼은 자신의 렉처 모두에서 노골적으로 동시대성의 으뜸가는 미학적 원리인 <현존 presence>을 비웃으며 시작한다. 설치와 더불어 동시대 예술의 양대 장르로 부상한 퍼포먼스의 인기 뒤에서, 그는 현존(성)에 대한 애착을 발견하고 조롱한다. 그것은 (이데올로기적 재/현(re-presentation)의 비판으로서의 미술, 즉 반미학적 예술과 <동시대> 예술이 자신을 구분하는 결정적 간극이다. 하이데거적인 존재론의 냄새를 풍기는 그리고 그의 재현(표상) 비판으로서의 철학을 상기시키는 진정성, 직접성, 본래성, 고유성, 지금-여기-있음, 현존재, 함께-있음(Mit-Sein) 등등은 퍼포먼스가 애호하는 미학적 긍지이자 격률이다. 헤첼은 그것을 교활하면서도 신랄하게 비웃는다. 그의 작업이 사회사업가를 흉내내는 그저 그렇고 그런 작업일 것이라는 짐작으로 시큰둥하게 무대를 지켜보던 나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입안에서 가득 군침이 돌았다.(아브라모비치에 대한 야유는 얼마나 애교스럽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