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연구> “68 운동” 50주년 특집

 

2018년은 1968년의 ‘운동’의 뜨거운 폭발로부터 50년째 되는 해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68 운동을 둘러싼 열띤 논쟁과 그를 결산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어 왔다. 68 운동은 현대사의 연구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잡았고 또 이를 다룬 책들도 다수 소개되고 출간되었다. 그럼에도 68 운동은 여전히 새로운 기억을 촉구하며 그것이 남긴 유산과 과제를 재평가하도록 이끌고 있다. 68운동은 ‘신좌파’의 출현, ‘네오-마르크스주의’의 등장, 새로운 사회운동의 대두 등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68운동은 자본주의적 경제구조와 정치제도에 대한 비판과 거부을 주도했던 프로그램인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 정치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68운동은 그것을 비판하고 개조하고자 한 시도들이 다투어 각축을 벌인 역사적 실험의 무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68운동은 자본주의 비판을 사고하고자 하는 이론적 실천이나 정치적 기획에 있어 피할 수 없는 대상일 것이다. 그러나 68운동의 혼란스러운 성격은 또 다른 접근을 허용하기도 한다.

베버주의 사회학자들인 볼탕스키와 시아펠로는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에서 사회주의가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대표했다면 68운동은 미학적 비판으로서, 그 운동이 제안하였던 가치와 비전은 곧 도래할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가 되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자율, 창의성, 수평적 협력, 유희와 쾌락, 반권위주의적 심성 등은 오늘날 자본주의를 추진하는 주된 추진력이 되었다는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 있다. 그러나 68운동은 새로운 자본주의의 상부구조를 설계하여 준 실패한 운동이었을까. 아니면 그것은 자본주의 비판의 정치적 상상에 깃든 빈곤함을 해결한 불가역적인 전환이었을까. 아니면 그날의 뜨겁고 화려했던 순간들을 신화화하며 어떤 비판으로부터도 면역되어야 한다는 듯이 자신들의 혁명적인 열정을 방어하는 소위 급진 68세대의 신화 속에나 존재하는 역사의 에피소드에 불과할까. 나아가 저항과 거부만이 있었을 뿐 어떤 명료한 새로운 사회 체계의 모델을 제안하고 실효화하지 못했던 실패한 운동이었을까.

68운동에 대한 의구와 반문은 계속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2008년의 금융 위기 이후 촉발된 자본주의의 역사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처할 정치적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한 채 표류하는 오늘날에 더 큰 의의를 가질 것이다. <마르크스주의 연구>는 그 어느 때보다 자본주의를 뛰어넘는 정치적 상상력이 긴요한 오늘의 시점을 의식하면서 68 운동 50주년을 기념하고 반추하는 특집호를 준비하고자 한다. 특집을 마련하며 우리는 68운동의 역사적, 정치적 의의를 다시금 헤아림은 물론 전후 세계 자본주의 질서의 변화와 68운동의 관계, 반둥회의에서 비동맹운동으로 이어지는 제3세계 프로젝트와 68운동의 상관, 68운동의 사상적인 여파와 그것이 마르크스주의의 역사적 실천에 미친 효과, 역사적 아방가르드 이후 68운동을 전후하여 분출하였던 아방가르드 예술의 미학적, 문화적 평가 등 다양한 주제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68 운동을 단순히 사회운동과 유럽의 현대 정치사로 제한하지 않고 그것이 미친 깊은 효과를 반성하고 추적하는 다양한 분야(정치경제학은 물론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여성학, 문화연구, 지리학, 도시연구, 예술이론과 미학 등)의 글들이 함께 할 수 있길 모쪼록 기대한다.

 

_<마르크스주의연구> 특집 기획을 위해 쓴 글